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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뉴베리 메달 수상작은 잭 갠토스의 'Dead End in Norvel'입니다. 이 소설은 유머러스하고 독특한 작가의 문체로 역사와 공동체, 성장의 의미를 전달합니다. 특별히 이 작품은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고 합니다. 예측불가능한 사건들과 기상천외한 인물들의 등장이 딱히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요상하게 어울어지는 기이한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줍니다. 작품의 작가, 소설의 배경과 줄거리를 중심으로 왜 이작품이 뉴베리 메달을 수상 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작가: 잭 갠토스, 유머와 현실을 잇는 아동문학 작가
잭 갠토스(Jack Gantos)는 195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났으며 특유의 유머와 현실적 이야기로 주목받는 아동문학 작가입니다. 이 소설을 통해 작가는 개구쟁이였던 어린 잭 캔토스의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삶을 여과없이 공개합니다.
갠토스는 학창 시절 기상천외한 말썽을 피우고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아로 지냈다고 합니다. 1970년대 초반, 그는 마약 밀수와 연루되어 18개월간 연방 교도소에 수감되는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교도소에서 글쓰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독서와 글쓰기에 몰두하였고 두 번의 뉴베리 메달을 수상하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Dead End in Norvel'가 갠토스의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솔직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삶을 회고하듯 쓴 이 작품에서 더 이상의 개구쟁이 갠토스가 아닌 성숙한 성인,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을 보게 된다는 점이 더욱 흥미롭습니다.
이 작품으로 그는 2012년 뉴베리 메달은 물론, 스콧 오델 역사 소설상도 수상하며 문학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잭 갠토스는 책 속 주인공 ‘잭’을 통해 자신의 성장과 내면을 투영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자들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하며 동시에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적 메시지 또한 전달하는 균형 잡힌 글쓰기를 보여줍니다. 그는 청소년을 위한 책에서도 역사, 공동체, 정체성 같은 주제를 과감하게 다루었으며, 어린이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갠토스는 이 작품 외에도 'Joey Pigz' 시리즈, 'Hole in My Life' 등을 통해 다양한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미국 내 아동·청소년 문학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특히 'Joey Pigz'는 ADHD를 앓는 소년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유쾌하게 다뤄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Dead End in Norvelt'는 그의 문학적 진정성과 유쾌함이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으로, 작가의 역량을 입증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2. 배경: 뉴딜 정책으로 태어난 엉뚱하고 진지한 마을 ‘노벨트’
이 소설의 배경은 196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마을 '노벨트(Norvelt)'입니다. 이 마을은 실존했던 마을로 대공황 시기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계획 마을입니다.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공동체적 삶을 추구했던 '노벨트'는 자급자족, 상호 협동, 평등한 삶을 지향하였던 대표적 사회 실험 마을 중 하나였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기반으로 당시 미국의 정치적 분위기와 소시민의 삶을 사실감 있게 묘사하였습니다. 1960년대 초는 냉전과 사회 변화가 겹치는 혼란의 시기였고 소설 속에서도 전쟁의 영향, 핵전쟁에 대한 불안, 여성의 사회적 역할, 공동체 해체 등의 요소가 등장합니다. 이러한 혼란함 속에서도 이웃 간의 소통과 화합, 세대와 지역사회의 연대에 대한 존중이 이 책의 중심 가치를 이룹니다.
노벨트 마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핵심 주제인 ‘역사와 기억’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냅니다. 점점 쇠퇴해가는 희망이 없는 것 같은 마을에서 주인공 잭은 개인과 사회,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미국의 대공황이라는 시대적 암울하고 무거운 배경은 아이러니하게도 잭의 성장과 깨달음을 돕는 공간이며 미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의 역할을 합니다. 또한 독자로 하여금 당시 시대를 간접적이지만 자연스러운 체험을 하게 합니다.
3.줄거리 내용: 주인공의 유쾌한 여름, 역사와 삶을 배우다.
소설의 주인공은 12살 소년 잭 갠토스입니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갠토스는 아빠의 권총으로 장난을 치다가 부모에게 벌을 받아 외출이 금지됩니다. 하지만 이웃집 할머니 ‘미스 볼라스’의 부탁으로 신문 부고 기사를 작성하는 일을 돕게 되면서 마을의 역사에 자연스럽게 발을 들이게 됩니다. '미스 볼라스'는 마을을 살리기 위해 헌신하는 막중한 사명감을 가진 여성입니다.
잭은 처음엔 지루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차 마을 노인들의 죽음 속에 숨겨진 미스터리한 이야기들을 알게 되면서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부고 기사를 쓰기 위해 자신의 문제아적 기질을 이용하여 과거를 조사하고 실마리를 풀어가던 갠토스는 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 공동체의 소중함과 회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소설은 단순한 미스터리에 그치지 않습니다. 부고 기사를 매개로 마을과 역사, 개인의 삶이 연결되며, 잭은 죽음이라는 주제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배우게 됩니다. 할머니 '미스 볼라스'는 잭 갠토스에게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숨겨진 사연들을 들여주며 과거의 비극적인 사건과 고통에서 어떻게 그들이 삶을 헤쳐나왔는지 그 지혜를 담담하게 이야기 해줍니다. 갠토스는 자발적이지 않았던 신문 부고 기사를 쓰며 세대 간의 지혜와 유대의 소중함을 깨닫습니다. 결국 이 소설은 유머와 따뜻한 감동이 공존하는 이야기이며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삶의 본질을 되묻게 합니다.
결론
'Dead End in Norvel'는 역사와 공동체, 성장이라는 주제를 유쾌하고 풍자적으로 풀어낸 2012년 뉴베리 메달 수상작으로 고통의 삶 속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지혜의 힘과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유머와 진정성이 어우러진 이 작품은 독자에게 웃음과 감동, 생각할 거리를 동시에 제공합니다.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빵 한 조각과 같아서 만일 네가 한 조각만 먹는다면 여전히 배고플 것이지만 많은 조각을 가지고 그것들을 씹어 본다면 너는 배가 부를 거란다."
할머니 '미스 볼라스'가 잭에게 해주는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따뜻한 조언은 과거의 사실을 아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야기와 깊이 있는 이해가 얼마나 중요성지를 강조합니다.
마음 따뜻한 지혜로운 할머니 '미스 볼라스'는 작가 잭 갠토스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소중한 인연입니다. 우리는 삶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고 반복하지만 이런 따뜻한 만남은 흔하지 않은 듯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나 바꾸어 버린 소중한 인연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